“형·누나”로 돌아간 인사 라인... 권력은 사표 한 장으로 끝내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집단소송 60만 돌파...미국서도 '천문학적 배상' 소송 검토
제주SK, 역대 최다 관중 앞에서 수원 2-0 완파…K리그1 잔류 '확정'
3,370만 명 정보 털렸는데, 공지는 8일 만에 ‘정정’?
수시가 무너졌다… ‘사탐런·영어 쇼크’에 12만 탈락자, 정시 전면전 돌입
‘강훈식’ 이름까지 올린 인사청탁 문자… 감찰은 “전달 없었다”로 끝
대통령실이 인사 청탁 논란에 대해 “청탁 내용은 내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감찰 결론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경고와 사직, 사표 수리는 모두 진행됐습니다. ‘전달은 없었지만 책임은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이 결론은 인사 시스템이 정상 작동했음을 입증하기보다, 대통령실 내부 인사 권력 시스템이 어떤 방식으로 인식되고 있는지를 더 선명하게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 “전달 없었다”… 그러나 경고·사직·수리는 모두 이뤄졌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출범 6개월 성과’ 기자간담회에서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저를 포함해 김남국 전 비서관, 김현지 제1부속실장을 대상으로 조사와 감찰을 실시했고, 김 전 비서관이 관련 내용을 내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후속 조치는 모두 실질적으로 집행됐습니다. 김 전 비서관에게는 엄중 경고가 내려졌고, 본인이 불찰을 인정하며 사의를 표명해 사표는 즉시 수리됐습니다.  실제 인사 반영은 없었지만, 행위 책임은 그대로 인정된 모습입니다. 청탁이 무력화됐다는 설명과 최고 수준의 인사 조치가 동시에 진행된 상황은 대통령실 인사 시스템이 이미 긴장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국회 본회의장 문자로 드러난 ‘훈식이형·현지누나’ 인사 시스템 논란은 김남국 전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과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며 시작됐습니다. 문 의원은 특정 인사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으로 추천해 달라는 취지 메시지를 보냈고, 김 전 비서관은 “훈식이형이랑 현지누나에게 추천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훈식이형’은 강 비서실장, ‘현지누나’는 김현지 제1부속실장을 지칭한 표현으로 해석됐습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부적절한 청탁에 단호히 대응하고, 앞으로도 공직 기강을 엄정히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9년 공석 특별감찰관… 진짜 채워질까 이 자리에서 강 비서실장은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회가 후보를 추천해 주시면, 그분을 특별감찰관으로 모시고 대통령실을 보다 투명하고 올바르게 운영하는 데 도움과 지적을 받겠다”고 말했습니다. 국회 추천만 이뤄지면 즉시 임명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와 친·인척, 대통령비서실 수석급 이상 공무원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는 차관급 독립 기구입니다.  그렇지만 2016년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사퇴 이후 9년째 공석 상태입니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재임 기간 모두 임명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김남국 사안 역시 결국 내부 감찰로 종결되며, 외부 독립 검증 장치는 다시 작동하지 못했습니다. ■ ‘전달 없었다’ 결론, 질문은 더 뚜렷 대통령실의 감찰 결론은 행정적 사실관계는 정리했지만, 정치적 의문은 오히려 더 확실해진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최고 참모 실명이 왜 인사 추천 통로처럼 문자에 등장했는지, 인사 권력의 실제 작동 지도는 어디까지 열려 있는지, 그리고 논란이 반복될 때마다 내부 감찰만으로 봉합하는 구조가 과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전달은 없었다’는 결론이 사건을 끝내기보다, 오히려 다음 논쟁의 출발선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김남국 전 비서관 사퇴로 1차 책임은 정리됐지만, 사안이 남긴 파장은 개인 거취를 넘어 대통령실 인사 시스템과 권력 구조 전반을 향하고 있습니다.
2025-12-07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소년범은 영원히 비밀인가” 나경원, ‘소년기 흉악범죄 공개법’ 발의… 공직 검증, ‘금기선’ 건드렸다
‘소년범’은 오랫동안 법의 보호 영역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보호가 공직 검증의 공백으로 이어지는 순간, 논의는 더 이상 법정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배우 조진웅 씨의 은퇴 선언으로 촉발된 ‘소년범 논란’이 정치권으로 향했고, 나경원 의원은 ‘소년기 흉악범죄 공개법’을 발의하며 공직 검증의 기준선을 제도 무대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 “소년기 흉악범죄, 공직 검증에서만은 예외 없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7일 대통령·국회의원·광역단체장 등 선출직 공직자와 일정 직급 이상의 고위 공무원을 대상으로 소년기 흉악범죄 전력을 국가가 공식 조회·검증하고, 그 존재 여부를 유권자에게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법안은 살인·강도·성폭력 등 중대한 범죄로 조회 대상을 엄격히 제한했습니다. 해당 전력은 ‘존재 여부’만 공개하고, 판결 내용 등 세부 사항은 공직 검증 목적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열람하도록 했습니다. 대통령·국회의원 등 선출직 후보자는 기존의 범죄경력증명서와 함께 ‘소년법상 중대 범죄 판결문·보호처분 존재 여부’를 선거공보에 의무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경찰청과 법원 등에 조회를 요청해 사실 여부를 사전 검증합니다. 허위 기재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설명입니다. ■ 조진웅 은퇴가 던진 질문, 정치가 응답 입법의 직접적 계기는 배우 조진웅 씨의 은퇴 선언이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소년범 의혹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개인의 삶과 커리어가 사실상 동시에 봉인되는 장면이 공개적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치권은 이 사안을 연예계 해프닝에서 나아가, 공직 검증 제도가 안고 있던 사각지대가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나 의원은 “국가 최고위 공직은 최고 수준의 도덕성과 책임성을 요구받는 자리”라며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살인과 성폭력 같은 중범죄까지 영구 비공개 영역으로 두는 현재 구조는 공정과 상식의 문제”라고 발의 배경을 밝혔습니다. ■ 갱생권 vs 알 권리… 법은 ‘한정 공개’라는 중간선 택해 소년법은 본래 낙인 회피와 사회 복귀를 중심 가치로 둡니다. 이번 개정안은 그 원칙을 전면적으로 뒤엎지는 않았습니다. 경미한 재산범죄, 일반 폭력, 일상적 비행은 명시적으로 조회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대신 사회 안전과 직접 연결되는 중대 범죄만을 공직 검증 대상으로 한정했습니다. 판결문 열람 역시 공직 검증 목적에 법적 용도를 고정했고, 이를 외부에 유출하거나 다른 목적으로 활용할 경우 처벌하는 조항도 담았습니다. 제도 방향은 폭로가 아니라 검증에 맞춰져 있다는 설명입니다. ■ 현직 공직자·기수훈자까지 소급 적용… 정치권 전면 긴장 법안의 파급력이 가장 큰 지점은 부칙입니다. 시행 시점 기준 재직 중인 선출직과 일정 계급 이상의 고위 공무원, 이미 정부 최고 등급 훈장과 포상을 받은 기수훈자까지 소급 적용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법안은 대통령·국회의원·시·도지사 후보자, 고위 공무원, 정부 포상·훈장 수훈 대상자를 대상으로 소년기 중대한 범죄와 관련된 보호처분과 형사 판결문·결정문 존재 여부를 국가기관이 공식 조회하도록 규정했습니다.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출직 후보자는 기존의 금고 이상 범죄경력증명서와 함께 ‘소년법상 중대한 범죄에 대한 보호처분 및 판결문 존재 여부’를 선거공보에 의무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 뒤늦게 소년기 중대 범죄 판결이 확인될 경우, 이미 수여된 포상과 훈장을 취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함께 마련됐습니다. 그동안 과거 이력이 제도적으로 자동 봉인되던 구조에 처음으로 제동이 걸리는 대목입니다. 이 조항을 두고 여야를 막론한 전면 검증 논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나 의원실은 법조계와 인권단체, 학계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조문을 보완한 뒤 개정안을 정식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025-12-07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제주SK, 역대 최다 관중 앞에서 수원 2-0 완파…K리그1 잔류 '확정'
역대 최다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극적인 드라마가 펼쳐졌습니다. 제주SK가 오늘 오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수원삼성을 2대0으로 꺾으며 내년에도 K리그1 무대를 지키게 됐습니다. 제주SK는 승강 플레이오프 역사상 가장 빠른 득점으로 경기를 풀어갔습니다. ◇55초 만에 터진 '번개골'◇ 경기 시작 55초 만에 김승섭이 수원 수비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습니다. 수원 수비수 권완규가 걷어낸 공이 김승섭의 몸에 맞았고, 유리 조나탄이 힐패스로 다시 연결한 볼을 김승섭이 침착하게 골망에 꽂아넣었습니다. 앞서 지난 3일 원정 1차전에서도 1대0으로 승리했던 제주는 합산 스코어 2대0으로 앞서나가며 숨통을 텄습니다. ◇수원 이기제 퇴장으로 경기 기울어◇ 경기 흐름을 바꾸려던 수원에게 결정타가 날아들었습니다. 전반 39분 수원의 베테랑 이기제가 제주 수비수 김준하와의 볼 경합 과정에서 발을 높이 들어 올리다 퇴장을 당했습니다. 주심은 처음 경고를 선언했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퇴장으로 판정을 바꿨습니다. 2골 뒤진 상황에서 수적 열세까지 겹친 수원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이탈로 쐐기골로 승부 확정◇ 수적 우위를 점한 제주는 전반 추가시간에 쐐기골을 터뜨렸습니다. 수원 미드필더 홍원진의 패스 실수를 놓치지 않은 제주는 빠르게 역습을 전개했고, 유리 조나탄의 패스를 받은 이탈로가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기록했습니다. 후반전에도 제주는 탄탄한 수비 조직력으로 수원의 공세를 막아내며 2대0 승리를 완성했습니다. 1,2차전 합산 스코어 3대0. 제주는 2019년 강등 아픔을 딛고 다시 한번 K리그1 무대에 남게 됐습니다. ◇역대 최다 관중 1만8912명 운집◇ 이날 경기장에는 1만8912명의 관중이 찾아 제주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특히 원정석 4300석과 올팬존 1041석이 모두 매진되면서 수원 원정팬 5000여명이 제주를 찾았습니다. 승강 플레이오프 역대 최다 관중 2위 기록도 세웠습니다. 지난 9월 김학범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임한 뒤 김정수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시즌을 마무리했던 제주는 마지막 정규리그 경기에서야 겨우 11위를 확정하며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체력 열세가 우려됐지만 제주는 2연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2023년 K리그1 최하위로 강등된 뒤 2년 만에 승격을 노렸던 수원삼성은 내년에도 K리그2 무대를 밟게 됐습니다. 올 시즌 K리그2에서 76골을 넣으며 최다 득점을 기록했던 수원이었지만 승강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습니다. 한편 수원FC와 부천FC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은 내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립니다.
2025-12-07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500개의 나무, 200명의 시간”… 기후위기와 4·3을 동시에 품은 아이들, ‘거대한 색의 파도’를 만들다
겨울, 제주문예회관 제3전시실 문을 여는 순간 전시장은 하나의 거대한 호흡으로 관람객을 감쌉니다. 형형한 색면과 투박한 선, 그리고 벽을 가득 메운 나무 블록들이 파도가 되어 밀려옵니다. 정적이어야 할 공간이 한편의 ‘움직이는 기억의 장면’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2025 전도 장애학생·학부모·교사 미술전시회 ‘일상 그 너머의 기억과 변화’는 이렇게 시선을 붙잡으며 막을 엽니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이 전시는 ‘장애학생 미술전’이라는 말로는 시작할 수 없습니다. 기후위기와 제주 4·3, 그리고 오늘의 일상이 한 화면 안에서 동시에 흔들립니다. 200명의 아이가 500개의 나무 블록에 새긴 것은 색이 아니라 시간이며, 풍경이 아니라 기억입니다. 그림이 아니라 하나의 질문입니다.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할 현재를 관람객에게 묻습니다. 학생 76명, 학부모 3명, 교사 5명 등 84명이 참여해 총 64점의 개인·협동 작품을 선보이며, 도내 12개 학교 200명의 학생이 함께 완성한 대형 ‘기후변화 협동 작품’이 그 중심을 차지합니다. 500개의 나무 블록은 설치물이자 기록이며, 동시에 전시 서사 전체를 떠받치는 핵심 구조물입니다. ■ 500개의 나무는 체온으로 기록한 기후위기다 나무 블록 하나하나에는 아이들이 각자 적은 날짜와 날씨, 체감 온도와 그날의 감정이 남아 있습니다. 계절의 변화부터 하루의 풍경까지를 담은 짧은 문장들이 서로 다른 글씨로 빼곡히 들어서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큰 그림인데, 가까이 다가가면 전시는 ‘읽는 장면’으로 바뀝니다. 시선을 옮길 때마다 또 하나의 아이, 누군가의 하루가 말을 겁니다. 기후위기는 이곳에서 미래형 경고가 아니라, 이미 지나온 현재형 사건으로 ‘지금’을 말합니다. ■ 동백꽃과 캐릭터는 4·3과 환경을 번역한다 전시장 한쪽에는 붉은 동백꽃이 반복되는 회화들이 걸려 있습니다. 또 다른 벽에는 재활용 분리수거통 앞에 선 만화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캔’, ‘유리’, ‘플라스틱’이라는 단어는 아이들 손으로 다시 적혔습니다. 4·3은 아이들에게 추상적인 비극이 아니라 꽃의 색으로 번역된 기억입니다. 환경 역시 교과서에 실린 경고가 아니라, 자신이 매일 버리는 쓰레기와 맞닿은 현실로 다가옵니다. 전시는 사회적 의제를 ‘배운 결과물’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자신들의 언어로 다시 ‘재해석’한 장면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 서로 다른 뇌의 언어가 만나 하나의 예술이 된다 최근 예술교육과 인권 담론의 중심에는 자폐·ADHD 등 신경 발달의 차이를 ‘결함’이 아닌 인지 방식의 차이로 바라보는 ‘뉴로다이버시티(neurodiversity·신경다양성)’ 개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시장에 걸린 이 아이들의 작업은 바로 그 철학을 이론이 아니라 예술로 보여줍니다. 번지듯 겹쳐진 색, 때로 중심을 벗어나 흔들리는 선이지만, 그 모든 점·선·면은 미숙함이 아니라 각자의 감각이 세계를 만나고 소통하는 방식입니다. 누군가의 속도에 맞추지 않은 리듬, 표준화된 정답이 아닌 자기만의 응답이 이 전시를 지배합니다. 장애는 이 공간에서 아무 흠이 되지 않습니다. ■ 아이들은 “당신의 일상은 어디에서 왔느냐”고 묻는다 올해는 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해입니다. 그 역사적 시간선 위에서, 아이들은 ‘일상은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을 그림으로 던집니다. 평범한 하루의 풍경과 4·3의 기억, 가족의 얼굴과 동백의 색이 한 화면 위에서 맞물립니다. 한상희 서귀포중학교 교장은 전시를 준비하며 “아이들이 이번 작업을 통해 ‘나의 일상이 어디에서 시작됐는가’를 고민했다”며 “이 그림들이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사랑하며 미래를 밝히는 빛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 말은 전시장을 채운 작품들에 그대로 겹쳐지며, 관람객에게도 같은 질문을 되돌려 줍니다. ■ QR코드는 또 하나의 전시를 연다 각 작품에는 QR코드가 부착돼 있습니다. 관람객은 휴대전화를 통해 아이들의 설명, 제작 과정, 교사의 기록을 함께 읽을 수 있습니다. 말로 다 전하지 못한 감정과 기억은 디지털 매체를 통해 또 한 번 확장됩니다. 이번 전시는 서귀포중학교를 중심으로 도내 12개 학교, 세 개 특수학교, 교육청, 문화예술진흥원, 학부모, 지역 예술가가 함께 만든 협력형 예술교육 프로젝트입니다. ‘특수교육의 행사’가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구축한 하나의 공적 예술 장면입니다. 전문적학습공동체인 ‘특별한갤러리’가 기획을 맡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교사들이 스스로 전시 기획자로 나서 교육과정을 전시장으로 확장하는 구조는, 학교 안에 머물던 미술 수업을 지역사회와 공유 가능한 공공재로 바꾸고 있습니다. ■ 전시는 감동으로 소비되지 않는다 ‘일상 그 너머의 기억과 변화’는 굳이 눈물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대신 오래 남는 질문 하나를 관람객에게 건넵니다. “당신의 일상은 과연 안전한가요.” 기후는 불안정해지고, 기억은 여전히 현재형이며, 아이들은 그 모든 변화를 이미 자신의 언어로 기록해왔습니다. 이 전시가 특별한 이유는 ‘장애학생들이 그렸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미뤄두고 외면해 온 질문을 가장 정직한 방식으로 먼저 꺼내 들었기 때문입니다. 11일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는 무료 관람입니다. 다만 전시를 보고 나오는 순간, 관람객은 더 이상 ‘무료’의 상태로 돌아가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 장면에 마음이 머물렀다면, 그 발걸음 위에는 이미 하나의 물음표가 얹혀 있기 때문입니다.
2025-12-07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쿠팡 개인정보 유출 집단소송 60만 돌파...미국서도 '천문학적 배상' 소송 검토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 참여자가 65만명을 넘어섰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발표 이후 일주일여 만에 역대 최대 규모의 소비자 집단행동으로 번지면서 쿠팡의 법적 책임 공방이 본격화됐습니다. 오늘(7일)기준 쿠팡 상대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네이버 카페가 60개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네이버 카페 가입자 합산 65만명 소송 대열◇ 카페별 가입자를 합산하면 65만명에 이릅니다. 지난달 29일 개설된 '쿠팡 해킹 피해자 집단소송 카페'는 개설 이틀 만에 회원 7만명을 돌파했고, 현재는 10만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쿠팡 개인정보유출 집단소송카페' 역시 6만8000여명이 가입했습니다. 법무법인들도 잇따라 집단소송에 나서고 있습니다. 두 군데 법무법인이 각각 1인당 30만원, 20만원씩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30만원 소송 참여자는 5200명을 넘어섰습니다. 1인당 50만원 이상 위자료 청구를 준비하는 법무법인도 있다고 전해집니다. ◇미국선 징벌적 배상 1인당 3200만원...국내는 10만원 그쳐◇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미국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미국 법정에서 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 현지 법인이 있는 한 법무법인이 미국 델라웨어주에 있는 쿠팡 본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쿠팡 모기업이 정보 유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국내 피해자들을 미국 소송의 원고로 참여시킬 수 있는지 검토 중입니다. 특히 미국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활성화돼 있어 배상액이 국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2021년 미국 통신사 T모바일은 766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합의금으로 4590억원을 지급했고, 1인당 최대 3200만원을 보상했습니다. 지난해 미국 통신사 AT&T 역시 두 차례 데이터 유출 사고로 합의금 2600억원을 마련했고, 1인당 최대 1100만원을 배상했습니다. 반면 국내 과거 판례를 보면 개인정보 유출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1인당 배상액은 10만원 수준에 그쳤습니다. 2016년 인터파크 해킹으로 103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때 피해 회원 2400여명이 소송을 제기했지만, 4년이 지난 2020년에야 1인당 10만원 배상 판결이 나왔습니다. 2014년 카드 3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 역시 2018년 대법원에서 1인당 10만원 배상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소상공인들도 "영업내역 유출 우려" 긴장◇ 소비자뿐 아니라 쿠팡에 입점한 소상공인들도 집단소송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쿠팡은 입점 셀러들의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지만, 일부 셀러들은 영업내역 유출 등 2차 피해가 확인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입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4일 입장문에서 "유출된 소비자 개인정보를 활용하면 소상공인들의 고객 정보에도 접근할 가능성이 높아 영업내역 유출도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영업내역 관련 해킹 피해가 발생하면 집단소송을 조직하는 등 소상공인들의 피해 보상과 권익 보호를 위해 적극 앞장설 방침"이라고 덧붙혔습니다. 
2025-12-07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제주로 가는 뱃길 늘어나나?...제주-진도, 제주-인천 재개 움직임
제주를 연결하는 새로운 뱃길이 열릴 전망입니다. 지난 10월 이후 끊긴 제주-진도 항로가 애월항을 통해 재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2년 넘게 중단된 인천-제주 뱃길도 부활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여객선사인 씨월드고속훼리가 지난 8월 애월항~진도항 항로 개설 신청서를 제주해양수산관리단에 제출했습니다. ◇애월항에 첫 여객선...진도 직항 90분 코스◇ 현재 항로 개선 여부에 대한 검토가 진행중이고, 최종 승인은 해양수산부가 결정합니다. 신규 항로는 제주 애월항과 진도항을 직접 연결하는 노선입니다. 기존 노선은 제주항과 추자도, 진도항을 오가는 항로였지만, 제주~진도로 직행하게 됩니다. 운항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씨월드고속훼리는 2022년 5월 제주항-진도항 항로에 산타모니카호를 투입해 1년간 여객 24만명, 차량 4만7000대를 수송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지난 10월 이후 산타모니카호 운항이 중단되면서 제주-진도 직항 뱅길이 끊긴 상태입니다. 선사측은 애월항은 여객선이 운항하지 않아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화물부두를 여객부두로 전환해 선석 배정도 가능해졌다며 운항 추진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새 항로가 개설되면 애월항에서 진도항까지 90분 만에 이동할 수 있습니다. ◇2년 넘게 끊긴 인천 뱃길...타당성 조사 나섰다◇ 인천-제주 항로 재개를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됐습니다. 인천항만공사는 지난달 27일 '인천~제주 항로 재개 타당성 및 경제성 조사' 용역업체 선정 공고를 나라장터에 게시했습니다. 용역 금액은 5000만원 가량이며, 이달 초중순께 낙찰자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인천항만공사는 이번 용역으로 항로 운영 여건 분석, 여객·차량·화물 수요 예측과 시장 분석, 경제성과 사업성 분석, 정책·제도 지원방안 등을 검토합니다. 결과는 늦어도 내년 말까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인천-제주 항로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중단됐다가 2021년 12월 비욘드트러스트호가 취항하며 7년 만에 복원됐습니다. 하지만 엔진 결함으로 잦은 휴항을 반복하다 2023년 4월 운항이 중단됐고, 선사는 그해 11월 선박을 씨월드고속훼리에 매각한 뒤 면허를 반납했습니다. 이후 인천항만공사는 2년 가까이 대체 선사를 찾지 못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2차례에 걸쳐 화물선 운항 공모를 냈지만 모두 무산됐습니다. 해운업계에선 애월항-진도항 신규 항로와 인천-제주 항로가 재개되면 제주 관광 활성화는 물론 물류비 절감 효과도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주자치도는 지난해 제주 연안 여객선 이용객이 200만명을 기록하면서, 9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새로운 항로가 개설되고 끊긴 노선이 재개되면 제주 접근성이 크게 개선돼, 관광객 유치와 물류비를 낮추는 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025-12-07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쿠팡 유출로 카드 발급됐다"...정보 유출 악용 피싱 급증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악용한 신종 피싱 사기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피싱범들은 본인 명의로 신용카드가 발급됐다며 접근한 뒤 악성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은 오늘(7일) "통합대응단 신고대응센터에 쿠팡 개인정보 유출 상황을 악용한 새로운 유형의 스미싱·피싱 시나리오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악성 앱 설치 유도하는 신종 수법◇ 피싱범은 주로 "본인 명의로 신용카드가 발급됐다"며 접근합니다. 신용카드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하면 "쿠팡 관련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발급된 것일 수 있다"며 "고객센터에 확인해봐야 한다"고 안내합니다. 그러면서 가짜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알려줍니다. 불안한 마음에 전화를 걸면 피싱범들은 악성 앱 감염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며 원격제어 앱 설치를 유도합니다. 이 앱이 깔리는 순간 휴대전화는 피싱범이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외에도 쿠팡 사태와 관련해 주문한 물품 배송이 지연되거나 누락될 수 있다면서 특정 링크에 접속하도록 유도하는 수법도 발견됐습니다. 경찰청은 "아직 쿠팡 개인정보 유출로 직접적인 2차 피해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새로운 수법으로 추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5개월간 유출 몰랐던 쿠팡 대응 논란◇ 이런 보이스피싱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건 쿠팡의 부적절한 대응 때문입니다. 지난 6월부터 개인정보 유출이 시작됐지만 5개월이 지난 11월에서야 고객 민원이 접수된 후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공동현관 비밀번호까지 바꿔야 하는 불편◇ 일상의 불편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쿠팡은 7일 재공지된 입장문을 통해 "배송지 주소록에 공동주택·공동현관 출입번호를 입력한 경우 변경을 권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아파트나 빌라 등 공동주택 거주자들은 같은 건물 주민들과 협의해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바꿔야하는 상당히 번거로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경찰청 통합대응단은 쿠팡을 사칭한 피싱·스미싱 제보를 실시간 점검하면서 국민이 제보하는 피싱 의심 번호를 긴급 차단하고 있습니다. 경찰청은 출처 불명 전화번호로 발송된 메시지나 URL(인터넷 링크 주소)은 절대 누르지 말고 즉시 삭제해야하고, 정부 기관이나 금융기관은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앱 설치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2025-12-07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일해도 가난" 저소득층 근로소득 뒷걸음...제주 양극화 심화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소득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고환율 영향까지 겹치면서 저소득층의 생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7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은 401만원으로 1년 전보다 1.3% 줄었습니다. 2019년 이후 첫 감소입니다. 경기 악화로 저소득층 비중이 큰 임시·일용직의 일자리 여건이 나빠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은 1억2006만원으로 3.7% 늘었습니다. 1년 전 5.1%보다 상승 폭은 둔화했지만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7년 이래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하위 20%의 근로소득 격차는 약 30배나 됩니다. ◇제주 소득 격차도 심화◇ 제주 지역의 소득 양극화도 심각합니다.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 기준 제주 근로자 상위 20%의 평균 연봉은 8413만원인 반면 하위 20%는 707만원에 머물렀습니다. 소득 격차가 11배를 넘어선 겁니다. 소득 계층별 노동소득도 극명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제주지역 저소득층인 1분위의 하루 평균 노동소득은 3만6000원인 데 비해 고소득층인 4분위는 22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정규직 임금 격차 10년 새 240만원으로◇ 고용 형태에 따른 임금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주 정규 근로자의 월평균 급여는 428만원인 데 비해 비정규직은 187만원에 그쳤습니다. 2014년 181만원이었던 격차가 10년 만인 지난해 240만원으로 벌어진 겁니다. ◇전체 소득 양극화도 심해져◇ 근로·재산·사업·이전소득 등을 모두 합친 전체 소득으로 봐도 양극화가 심화했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소득 상위 20% 가구의 평균 소득은 1억7338만원으로 전년 대비 4.4% 올랐습니다. 하위 20%의 전체 소득은 1552만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에 그쳤습니다. 근로소득이 줄어든 부분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기초연금과 보조금 등이 늘어 수치상으로만 증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5-12-07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