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이 관광을 바꾼다”.. 제주, 브랜드 전략의 전환점에 서다
# 제주 관광시장이 ‘체류형’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관광객을 붙잡을 만한 쇼핑 브랜드 자산은 충분치 않습니다. 여전히 면세점은 부진하고, 도심 상권은 고전 중입니다. 그 공백을 메우려는 민간의 시도가 시작됐습니다. 신세계사이먼 제주 프리미엄 전문점이 최근 글로벌 브랜드 직영 매장을 유치하면서, 제주 관광의 동선을 바꾸는 ‘쇼핑 전략 실험’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제주 최초로 직영 방식으로 운영되는 이 매장은, 신세계사이먼의 브랜드 재편 전략이 실제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번 실험이 점포 확장을 넘어, 관광 산업의 구조 자체를 재구성하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 브랜드보다 전략으로 승부하는 아웃렛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신세계사이먼 제주 프리미엄 전문점에는 글로벌 브랜드 P사의 제주 첫 직영 매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해당 매장은 오픈 직후 외국인 결제 비중이 급증하며 관광 소비 흐름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입증하고 있습니다. ■ 입점 갈등 딛고.. 관광객 겨냥한 브랜드 전략 선회 이 전문점은 지난 2021년 개점 당시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제주칠성로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등 지역 상인단체의 반발로 인해 브랜드 입점에 제한을 받으면서, 오픈 당시 국내외 대형 브랜드의 부재 속에 전체 매장 중 20% 가까이를 골프용품점으로 구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시내 상권에서 유통되는 372개 브랜드와 중복되지 않도록 신세계사이먼 측에 권고했고, 조건부 개점이 이뤄졌습니다. 신세계사이먼 측 관계자는 “제주도 안에서 이미 영업 중인 브랜드를 피하면서 입점을 구성하는 건 현실적으로 제약이 컸다”며 “당시에는 골프와 아웃도어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할 수밖에 없었지만, 최근에는 관광객과 지역 모두를 고려한 재편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 관광객의 '선택지'는 여전히 부족 제주의 외국인 쇼핑 인프라는 여전히 협소하기만 합니다. 도심권 면세점 실적은 급변하는 관광 트렌드와 소비심리에 맞물리면서 기대를 밑돌고 있고, 공항 면세점도 체류형 소비를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중화권 관광객 유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제주만의 쇼핑 콘텐츠나 브랜드 차별화 부재는 구조적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관광 정책 당국 한 관계자는 “외국인 단체 관광은 늘고 있지만 쇼핑으로 연결되는 유인 장치는 적은게 현실”이라며 “면세점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신세계사이먼 같은 복합 쇼핑시설이 브랜드 자산과 편의성을 통해 역할을 분담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만권 여행사인 ‘H’사 한 관계자도 “제주는 자연과 힐링 중심 여행지로 훌륭하지만, 쇼핑의 경우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하면 브랜드 다양성과 가격 매력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많다”며 “결국 제주에서도 체류형 쇼핑을 유도하려면 고급 브랜드와 맞춤형 혜택이 핵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소비의 접점을 재배치하는 실험 신세계사이먼 제주점은 지난 20일,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P사의 직영 매장을 공식 오픈했습니다. 이는 제주도 내 첫 직영 매장으로 해당 브랜드가 하와이·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관광지에서 핵심 브랜드 역할을 해온 전례를 감안할 때, 제주도에서도 입점을 넘어 관광 소비 흐름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전문점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 맞춤형 간편결제 시스템으로 위챗페이, 알리페이, 라인페이 대만 등을 도입했습니다. 또한 브랜드별 할인 쿠폰이나 사후면세 리워드 시스템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도입한 라인페이 대만은, 업계 최초로 대만 관광객의 결제 편의성과 환급 시스템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내년까지 라인페인 이용 외국인 관광객들은 구매 금액별 최대 30% 환급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해외 관광객을 위한 전용 혜택 프로그램 ‘이쿠폰(E-Coupon)’도 운영 중입니다. 제주점에서는 10여 개 브랜드에서 최대 20%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브랜드별로 사후면세 제도인 택스 리펀드(Tax Refund)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 편집숍 운영자는 “제주 전문점은 아웃렛이라기보다 브랜드 실험 공간으로 움직이는게 특징”이라며 “할인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 외국인 고객에 맞춰 고급 정식 매장과 다양한 브랜드 확장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지역 상생, 여전한 과제 물론 브랜드 유입 확대가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일부 지역 상권에서는 입점 제한 완화 이후에도 ‘유사 브랜드’ 입점이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칠성로 인근 상인 A 씨는 “이름만 바뀐 유사 상품들이 들어오면서도 할인 혜택으로 경쟁이 어렵다”며 “중앙과 지역 간 협의가 좀 더 긴밀하게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지역 한 중견 상권 한 관계자는 “지역 내 상인들과 관계 개선 즉 상권 보호와 동시에 관광 콘텐츠로서의 쇼핑 자산 확보 사이 어떻게 균형을 가져갈 것인지는 중요한 과제”라며 “공공과 민간, 지역과 기업 간 조율을 통해 실질적인 지역 경제 상승 효과로 연결되도록 상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쇼핑은 이제 생산자 입장에서 판매, 소비자에겐 단순한 구매 행위를 넘어 여행지 선택의 기준이자 소비자 경험의 일부로 재구성되고 있습니다. 신세계사이먼의 전략 실험이 점포 확장을 넘어서 제주 관광 생태계와의 유기적 접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앞으로 행보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 다음 기사에서는 해당 쇼핑시설의 브랜드 재편 흐름, 관광객 체류 소비 통계, 면세 인프라 연계 가능성 등 구체적인 지표를 중심으로 진단을 이어가겠습니다.
2025-06-22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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